これからもそばにいたい

만약 지휘관님께서 거품처럼 사라지신다면... 제가 바다가 될게요.네가 약속하거나 다짐, 혹은 완수하겠다 명령이라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하며 뱉었던 말들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건 이 작은 속삭임 하나뿐이었다. 허무맹랑한, 구조체와 인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뤄지기엔 가능성 낮은, 그러나 그렇기에 가장 진심을 담은. 소망.섬에서의 일이 잊히질 않았다. 나는 어리석은 인간 왕자 역, 너는 목소리를 잃어버린 인어공주 역. 춤사위를 한번 선보이겠다고 목소리를 포기하고 고통을 감내하고, 네가 허공에 한 바퀴 돌며 손짓을 흘리면 나는 그 끝에 시선이 머무르고 마는 바보 같은 왕자. 해야 하는 일은 나의 피를 흘려 네게 목소리를, 자유를 돌려주는 일.만약 내가 없으면?무릎께에 고개를 기울여 기대곤 동화를 읊던 밤이 떠오른다. 긴 머리카락은 낡은 담요 위에 흐드러지고, 인어 공주와 닮았다는 코팅은 보석과 같이 조각조각 반짝인다. 작은 광원 하나에도 아름답게 빛이 산란해 모든 움직임이 눈에 보였다. 거슬림은 없었다. 올려다보던 시선은 유리구슬처럼 투명하고, 속삭이던 목소리는 고둥을 귀에 댄 듯 메아리치고...저는 지휘관님과 가장 가까운 곳에 남아서... ... 파도처럼.나의 바다가 되겠다며 날 감싸안는 너는 이미 바다가 되었다. 어스름 밤 달빛이 창가에 들어 옆얼굴을 비추면, 숨이 차오른다. 파도는 밀려들고 흰 포말이 흩어진다. 루시아. 널린 게 바다인데 백사장에 감히 이름을 써 볼 수조차 없다. 파도에 밀려 사라지고 말 테니. 파도가 품는 것이라 생각하면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으나, 결국 흩어지고 마는 것은 같다. 영원이란 없다. 거품도, 시간도 흐르고 나면 흩어진 모래와 같아지고 만다. 백사장에 널린 게 모래다. 당장에 나는 네 의식의 등대이지만 파도 앞에 모든 것은 마모되어 부서지기 마련이다. 부서지고, 부서지고, 점점 작아져서, 작은 모래 한 톨이 되어버릴 테다. 흰 포말과 같이 인 거품이 사라지듯이. 고작 거품 따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투명하도록 푸른 바다에 피를 흘려 조금이라도 물들여 보는 짓이다.나를, 너로.
네게, 나를.
... 루시아.프로그래밍된 기계들이 물러난다. 상황을 모면하기엔 적절했으나, 제법 추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그 뿐이다. 그에 대한 죄악감은 없다. 그냥 그랬다. 나는 거품이었고, 너는 바다고. 바다는 끊임없이 해류를 몰아 돌고, 포말을 일으키고, 거품은 그 끝에 일었다 사라지고, 무엇 하나 남기지 못하고. 무엇 하나 갖지 못하고 바스러지는 거품. 너는 그곳에 남을 테고.네, 지휘관님. 저는 여기 있어요.나는 끊임없이 널 ■■할 테고. 루시아. 네가 승리의 소식을 전하는 바다가 되리라 하였음에도 이런 생각뿐이다. 그게 전부인 생각이다. 네가 아무리 승리의 소식을 전하는 파도를 몰아친다 한들 내 마음은 내가 거품이 되어버린 그날 밤에 머무르고 말 테다. 그래야만 네가 계속 나만의 바다로 남아 줄 테니까. 루시아. 이름을 입 안에서 굴려 본다. 나의 염원 그 자체인 이름이다. 구조체와 인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뤄지기엔 가능성 낮은, 그러나 그렇기에 가장 진심을 담은, 그런 소망을 걸고. 루시아.루시아…리브, 리와 무사히 합류해 롤랑을 저지하고 공중정원으로 돌아왔다. 다음 임무가 있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어서, 부상 입은 곳을 처치받고 자리에 눕는다.


루시아. 그러면 나는 오늘도 네 꿈을 꿔,
루시아. 네가 바다가 되어 주는 꿈을….


君がくれた言葉今も
たまに思い出すよ
咲いた花の香りがする
君のこえがきこえる
きこえる
SPOOL-blooming in the morning